MY SPACE/Poem(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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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밤 시조 하나
- 夜 坐 - 밤에 앉아서 , 송강정철 華月已吐嶺 꽃다운 달은 이미 고개 위에 나왔고 (화월이토령) 凉風微動帷 서늘한 바람은 살며시 휘장을 흔든다 (량풍미동유) 忽忽感時序 홀연히 시간의 차례를 느끼니 (홀홀감시서) 悠悠增我思 아득히 나의 생각만 많아지누나 (유유증아사)
2004.10.24 -
기다림의 미학
이번주 내내 핸드폰 없이 살았다. 이 기계가 있을때는 밧데리 떨어지랴 노심초사하고 출장이라도 갈라치면 예비 밧데리를 준비하고 그것도 떨어지면 곧장 편의점으로 달려가곤 했다. 그런데 핸드폰이 없으니 이렇게 편할수가... 전에는 (불과 몇년전가지만 해도) 핸드폰은 선택이었지 필수가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은 핸드폰 없는 사람들은 이상한 취급을 받는다. 일주일동안 핸드폰없이 출장을 다녀왔더니 회사에서는 난리가 났다. ㅎㅎㅎ (따지고 보면 급한일도 아닌걸 전화가 안된다는 이유로~) 여유와 정을 듬뿍 느낄수 있는 시한수 올린다. 이규보(李奎報)의 오언절구 - 雪中訪友人不遇 - 雪色白於紙 擧鞭書姓字 莫敎風掃地 好待主人至 - 눈 오는데 친구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고 - 눈 색이 종이보다 희길래 채찍 들어 이름 적었다 ..
2004.05.28 -
청산은 나를 보고........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 놓고 미움도 벗어 놓고 물처럼 바람처럼 살아가라 하네. -한산스님- 난 이렇게 살고 싶은데... 도대체가 세상도 그 안의 인간들도 도와주질 않는다. 상식을 벗어난 이 상황에 도저히 말하지 않고 티없이 살아갈 자신이 없다. *** 탄핵반대 ***
2004.03.13 -
이땅의 추함과 더러움도 같이 사라져라!
간밤부터 계속 내린 눈이 세상의 온갖 더러움을 쓸어가 묻어버리기라도 할 것 처럼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렸습니다. 이 눈이 사라질때 세상의 추함과 더러움도 같이 가져가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민병도의 '첫눈' 한수 읆어볼까요! 지우기 힘든 일은 잠시 덮어두라며 백지로 보내 오신 그대의 편지 속에는 시보다 아름다웠던 거짓말로 가득합니다. 기쁨과 아쉬움과 기다림과 눈물을 딛고 이제는 사면(赦免)이라며 상처를 덮어 주는, 미움도 사랑이라는 그리움의 하얀 뼛가루. 세상의 모든 길은 막혀서 통하듯이 마취에서 갓 깨어난 저 순결한 아침을 위해 비로소 내 꿈의 출구가 아득히 열립니다.
2004.03.05 -
봄 아침
봄 아침 (韋 莊 ) 연달아 마시는 술이 몸에 배어 진정 일어나기 싫어라 자리에 누운채 남산을 바라보며 묵은 시를 뒤저기노니 문 열자 해는 높아 봄날은 적적하고 멀리 들려 오는 새소리 더욱 고요하여라. 휴일은 왜 이리 빨리 지나는지... 연휴계속 봄을 맞이할 채비를 하느라 오랜만에 바빴다. 내일은 또 지난 겨울과 다르지 않은 일들이 계속 있겠지... 살다보면 다른 날도 있으려나! 술한잔으로 내일을 기리며 당시하나 적어본다.
2004.03.01 -
오광수,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 오광수 ◎ 특별한 일이 없는데도 매일 아침 안부를 물어야 하고 목소리를 꼭 들어야하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밤이 깊은 요즘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하자고 불러내도 기다렸다는 듯 나와주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내하고 말다툼한 날 부글거리는 속을 털어내 놓으면 웃으면서 내 말을 들어주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힘들 때는 그 친구 손을 그 친구가 힘들 때는 내 손을 서로 잡아주며 서로 힘이 되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약함이 도리어 믿음이 되고 그 친구의 힘듬이 내 사랑이 되어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살아가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여러분은 그런 친구가 있습니까?
2004.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