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괴로움을 아는건 우리뿐

2004. 2. 10. 10:32MY SPACE/The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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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침침한 제안실에 모여

제안서를 쓰고

내일은 제출날, 사람들은 왁자지껄

빨간눈으로 제안서를 본다.

건물과 도로는 온통 새하얗구나

아침해는 밝게 떠오르는데..

월급날 적금 얘기도 하고

얼마전 골수암으로 돌아가신 부장님 얘기도 나오고

일잘하던 심과장이 사고라더라

죽었다더라 어떻할거나. 젖먹이 어린것은

아빠도 없이 살겠구나

우리의 슬픔을 아는건 우리뿐

술이라도 취해 볼거나. 모금운동

몇푼안되지만 보태 볼거나

겨울밤은 길어 사발면을 먹고

서버를 점검하고 네트웍을 잇고

산떠미 같은 산출물을 검토하고

연락못한 입사동기 전화라고 해볼거나

우리의 괴로움을 아는것은 우리뿐

올해에는 보험이라도 들어 볼꺼나


* 설날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세아이의 아빠 심과장을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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