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가 무언지 화두를 던지는 부러진화살

설 연휴를 맞이하여 모처럼 영화보는 여유를 부릴 수 있어서 좋았다. 예상보다 극장은 크게 붐비지 않아 휴가와, 명절분위기, 문화를 한가롭게 보낸 것 같다.

영화를 미리 고르지 않고 현장에서 고르는 경우가 많은데 같이 갔던 사람들의 강요(?)에 순응하여 부러진화살을 보게 되었다. 내심 '뭐 이런 영화를 보지?'란 생각으로 '졸리면 한숨 자자'라고 맘을 먹었으니 그 기대가 크진 않았다.

영화의 모티브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사건인 만큼 줄거리에 큰 흥미는 없었다. 그런데 정지영 감독은 담담하게, 유머스럽게 한편으로는 도가니적 충격으로 영화를 풀어갔다. 김경호 교수 역 안성기 배우는 그 동안 딱딱한 연기의 편견을 깨고 고집스러운 원칙주의자인 피의자 역을 잘 소화해냈다.

영화가 인기를 끄니 많은 매체에서 사법의 정의, 사건의 실체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정지영 감독의 연출 의도가 논란의 재창출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메세지를 남기기에는 충분했다.

보수는 자신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개그를 다큐로 보고 영화를 역사로 보는 엉뚱한 사람들은 이 영화도 마찬가지 시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이든다. 삐딱한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고 원칙이란 무엇인가 다시 생각해보고 싶다면 '부러진 화살'은 볼만한 영화다.

정의와 원칙이 바로 섰다면 존재하지도 않았을 사건, 영화!
이것이 '부러진 화살'의 메세지가 아닌가 생각해본다.